우리나라 고소제도의 운용실태를 분석하는 일은 형사사법에 있어서의 인권보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국제인권옹호 한국연맹에서 주최한 인권심포지엄에서 필자가 발표한 글은 이에 관한 글이었다.

필자가 심포지엄 제1주제로서 “고소제도의 운영실태 분석”에 대한 발표를 맡게 된 배경에는 개인적인 연구물이었던 “고소제도의 운영실태와 개선방안”(2014년, 경찰법연구)이 있었다. 이는 당시의 우리나라 고소제도의 운용상황을 분석하고, 선행연구를 반영하여 남고소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그 개선방안을 제언하는 글이었다.

본 연구에 있어서는 접근 가능한 관련 통계자료와 수사실무에서의 운영상황을 반영하여 고소제도 운영상의 주요 특성과 문제 상황을 확인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최근 고소사건의 접수 및 처리에 있어서 고소사건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그 배경에는 고소사건의 반려 없는 전건 접수가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고소사건의 경우 수사가 종결된 후 기소되는 비율은 20% 미만의 수준을 보여왔고, 최근에도 이러한 낮은 기소율과 높은 불기소율은 실질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리고 고소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범죄의 유형으로는 1순위로서 재산범죄가 꼽혔고, 세부적으로 사기죄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만, 10여 년 전의 과거의 통계와 비교하면, 사기죄를 비롯한 횡령죄, 배임죄 등의 재산범죄가 전체 고소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감소한 상태이었다. 최근 고소사건 중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죄명으로서는 형법범 중 성폭력범죄가 있었다. 2009년도 대비하여 최근 2022년에는 6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형법범 이외의 특별법범이 차지하는 비율은 과거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약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는 정보통신망이용법위반, 저작권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등이 가장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특별범범의 공통점으로서 친고죄 내지 반의사불법죄로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고, 이는 고소가 피해변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좋은 기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사기관에 의한 피고소인에 대한 출석요구, 피의자신문, 관련 인적 물적 증거의 수집 과정 등에서 금전적인 피해변상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는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고소사건 접수, 처리 건수의 증가 문제는 남고소로 인한 인권침해나 수사력의 낭비 등의 문제를 초래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일국의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지표의 하나는 범죄로부터 안전하고 치안수준이 높은 국가라는 기준이다. 고소사건의 접수 건수의 증가는 피상적으로는 범죄의 입건 및 발생 건수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며, 결국 통계적으로 대한민국의 범죄발생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는 국가 간 범죄발생율의 비교에 있어서 왜 정밀하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근거이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 불기소로 종결되는 고소사건을 범죄 발생 건수에 포함시켜 산정하게 하는 것은 정책적인 고려가 부족한 것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범죄통계에도 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