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남용으로 인한 인권침해」라는 대주제로 주최한 인권심포지엄에서, 경찰대학 이동희 교수의 “고소제도의 운용실태 분석”, 이화여대 김정연 교수의 “고소 남용의 원인과 문제점”, 한양대 장승혁 교수의 “고소 남용의 방지방안”에 관한 발표에 이어서 진행된 “종합토론과 제언”에서 여러 가지 질문과 토론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주요한 질문과 코멘트 및 제언의 내용을 요약한다.

먼저 첫 번째 질문으로, “고소남용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고소장 선별접수의 논의가 있는데, 현행 형사소송법상으로는 고소의 경우 항고, 재항고 등 불복절차가 마련되어 있고, 결국 고소는 수사의 단서를 넘어 고소 접수로 바로 형사사건 번호가 부여되는 것을 의미하며, 실무적으로도 그렇다. 그렇다면 고소를 선별 접수하는 것은 현행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배치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현행법상 고소장 선별 접수가 가능하다고 보는지”에 관하여 물었다.

이에 대하여 장승혁 교수는 현행법상의 해석에 따르면, 고소장 선별접수는 허용되기 어렵다고 보며, 이는 법개정을 통한 해결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또한 피고소인이 불기소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보상 기타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 아울러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임직원이 직무를 적법하게 수행하던 중 부당하게 고소를 당한 경우 그의 소속기관이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 장승혁 교수는 피고소인이 불기소처분을 받은 경우에 특별한 구제제도가 없고, 공무원 등이 부당하게 고소를 당한 경우에는 상담을 제공해주거나 변호사비용을 지원해주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코멘트로서, 고소 남용의 원인은 국민들이 민사문제를 형사절차로 해결하려는 성향과 형사절차가 신속하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으로 요약되며, 이것은 국민의 정서 또는 법의식에서 비롯된 문제로서 이를 제도에 의해 교정하기는 어려우므로, 고소 남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공익광고를 통하여 보여주고 캠페인 등을 통하여 고소제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더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고소권의 남용으로 인한 피고소인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언은 장승혁 교수의 발표에서 제시된 내용을 요약한다.

첫째, 고소사건의 선별 입건제를 법제화하여야 한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인 고소를 하면 검찰과 경찰 모두 곧바로 입건하는 방식으로 수사절차를 운용하고 있다.

고소의 남용으로 인한 피고소인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소사건에 대하여 전건 입건제가 아닌 선별 입건제에 의한 방식으로 수사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고소사건의 선별 입건제란 수사기관이 그 재량에 따라 고소사건의 입건 여부에 관한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선별 입건제를 시행하려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에게 입건 여부에 관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이때 수사기관의 입건 재량권 행사에 대한 다양한 통제장치와 고소인은 물론 피고소인 등 사건관계인의 불복절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경찰 단계에서도 형사조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형사조정제도는 회복적 사법을 실천하는 제도로서, 피해자가 피해에 대한 원상회복을 받을 수 있고, 가해자도 조속히 형사절차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제도이다. 또한 고소 남용이나 민사사건의 형사화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현재 형사조정은 검찰 단계에서 당사자의 신청 또는 검사의 직권에 의하여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 범죄의 90%에 해당하는 범죄를 경찰에서 처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에 고소가 접수된 단계에서 곧바로 조정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무고죄의 처벌을 강화하여야 한다. 현행법 하에서도 형사고소에서 피고소인이 혐의가 없을 경우에는 고소인이 무고죄로 처벌을 받거나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의 운용상황을 보면 무혐의로 종결되는 고소사건에 대해 실제 무고죄를 적용하는 예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고소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는, 무분별하고 남용적인 고소를 하는 사람에 대하여 무고죄라는 형사책임을 확실하게 추궁할 필요가 있다. <심포지엄 사회‧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