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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자유권위원회에서 본 한국의 인권 (2023년 12월(660호))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3-12-15 조회수 : 65 파 일 :



     지난 10월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이하 자유권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의 제5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규약) 국가보고서 심의가 있었다. 한국이 1990에 가입한 자유권규약의 국가 의무사항을 잘 실현하고 있는지 심의하는 자리였다. 한국에서 29의 정부대표단이 파견되었고, 20여 명의 NGO 활동가들이 직접 회의장에 참석하여 위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참석하여 위원들과 면담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심의에서는 성소수자 인권, 여성 인권, 사형제, 자살 예방, 인신매매, 이주·난민 인권, 표현의 자유 등 다양한 인권문제의 개선을 촉구하는 최종견해가 발표되었다. 그중 가장 중요하고 긴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핵심 권고사항으로 차별금지 및 혐오표현, 증오범죄의 근절,” “평화적 집회의 권리 보장,” “결사의 자유 보장이 선정되었고 위원회는 이 문제들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였다.

     

    필자는 자유권위원회의 위원이지만 한국인이라는 특수관계 때문에 심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와 시민사회를 옆에서 지켜보고 위원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고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관찰할 수 있었다.

     

    각 정부의 심의는 정부대표단이 참석하고 위원회의 위원들과 상호대화를 하므로 정부와 위원들 간의 문제인 것 같지만, 다양한 행위자들의 참여 없이는 이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민사회와 국가인권위원회, 또 다른 유엔기구들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위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특히 시민사회와의 대화는 위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유엔의 회원국은 국가이지만 세계 시민사회가 없다면 유엔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고, 국제인권규범 실천에 NGO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심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19개의 인권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집필한 이번 NGO 공동보고서였다. 많은 인권 사항을 잘 정리하고 요약해서 위원들의 업무를 아주 쉽게 해주었다. 또한 제네바로 직접 참석한 많은 젊은 활동가와 변호사들의 활약은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많은 전문지식과 균형 잡힌 시각, 게다가 우수한 외국어 소통 능력까지 갖추어 위원들을 감탄하게 하였다. 정부대표단의 답변도 매우 간결하고 명확했으며 준비가 철저히 잘 되어 있었다. 시민사회의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답이 매우 부족했고 충분히 심도 있게 검토가 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우수성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한국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 인권 분야에서는 역량이 뒤처진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심의를 계기로 인권 분야 역시 상당히 선진국 위치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다. 심의 이후 기사를 찾아보았지만, 한국 정부의 심의를 심도 있게 다룬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번 회기에 이란, 베네수엘라, 미국에 대한 심의도 있었고 현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기사가 실렸지만, 한국어로 된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지에 참석한 활동가들과의 대화 속에서 느낀 것은 그들의 전문성과 균형성은 칭찬할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 다른 국가의 인권에 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제 인권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인권에 목소리를 내며, 문제를 해결하고 규범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다른 국가의 심사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필자의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칼럼을 뽑으라면 2005년 당시 베이징대 교수의 한국과 일본은 사명이 있다이다. 당시 아시아지역에 45개국이 있는데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국가는 한국과 일본밖에 없으며, 따라서 이 두 국가는 타국의 인권증진에 사명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18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여전히 마찬가지이다. 한국이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도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의 시민사회와 정부가 조금씩 성숙해 가듯이 한국이 국제인권을 선도해 나가는 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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