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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재해와 인권경영 (2022년 3월 (639호))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3-17 조회수 : 75 파 일 :

    올 해 1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중대재해란 중대 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말하는데, 2020년 근로자 38명이 사망한 이천물류센터 화재사고는 전자에 해당하고, 2014년 세월호 사건이나 2017년 특별법까지 제정되었던 가습기살균제 사건처럼 공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을 사용하던 중에 일반 시민이 입은 재해는 후자에 해당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등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를 일으킨 경우 사망자가 1명 이상만 발생해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 등으로 강력한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경영책임자 개인에 대한 강력한 형사처벌이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바람직한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기본적으로 안전 확보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위반 등 위헌 논란만을 초래하거나, 속칭 바지사장등 사업주의 책임회피성 편법 장치만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기업의 산업재해에 대한 헝사 처벌을 강화한 나라들에서도 그로 인한 실질적인 재해예방 효과는 그다지 없었다고 한다.

    이제는 기업도 당장의 이윤 극대화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영활동의 모든 과정에서 소속 근로자는 물론 협력업체와 공급망의 종사자, 소비자와 지역주민 등 기업 활동과 관련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인권을 존중하는 인권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유엔은 2011기업과 인권 이행지침을 채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인권경영 가이드라인 및 체크리스트, 2018공공기관 인권경영 매뉴얼을 각 발간, 배포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경영 가이드라인은 인권경영 체제구축, 고용상 비차별, 결사 및 단체교섭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금지, 산업안전, 공급망 관리, 현지주민 인권, 환경권, 소비자인권 10개 원칙을 중심으로, 기업이 인권경영정책에 대한 시스템을 갖추고, 계획, 실행, 평가, 보고 및 구제절차 등 인권경영을 제도화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 중 중대재해 예방에는 위 내지 의 원칙이 관련된다 할 수 있다.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은 국가가 기업의 인권존중을 무리하게 강요하지는 않되, 인권을 존중하도록 효과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장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대재해의 예방도 또 다른 인권침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과도한 형사처벌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업이 근로자와 소비자를 단순한 이윤추구의 도구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그들의 생명권과 건강권 등 인권을 존중하면서 경영활동을 한다는 인권경영을 통해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환경과 인권을 중시하는 인권경영이야말로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핵심이기도 하다. 기업의 인권경영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욱 안전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이 존중되는 인권선진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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