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이달 말까지 신규 확진자가 17만 명 수준까지 나올 수 있다고 방역 당국이 전망하고 있다. 이젠 오미크론 대응 방역 체계 전환의 성공이 관건이다. 이러한 때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취약한 장애인과 노인 등과 같은 계층과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리가 소원해질 위험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장애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이중의 어려움을 겪는다. 장애인의 돌봄 인력이 인원제한에서 예외라는 것을 널리 알려 장애인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장애인의 어려움에 특히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현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확진되는 순간,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지원서비스 마저 사라져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인천의 최중증장애인 부부와 그의 여덟 살 자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장애인 돌봄 공백을 없애기 위한 24시간 활동보조 지원 내용이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대상 감염 대응 매뉴얼”에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되었다. 아내는 척추측만으로 폐기능이 일반 성인의 25%에 되지 않는 협심증을 앓고 있고 남편은 청각 언어 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부부였다. 그리고 여덟 살 난 자녀가 있었다. 이 가족은 생존을 위해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활동보조인에게 감염되었다. 그리고 감염되자 이나마 활동보조를 하겠다는 활동보조사를 찾지 못했다. 다행히 자녀는 양육 돌보미 제도로 파견된 분이 집으로 가고 부부는 병상에 우선 배정되었다. 그러나 병원에서도 활동보조사는 없었다. 감염된 장애인에 대한 병상 우선 배정이라는 매뉴얼은 있어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치들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에 막상 확진된 장애인들은 속수무책이다.

확진된 전신마비 근육장애인 A씨는 요양병원에서 5일 동안 똑같은 자세로 돌보는 사람 없이 누워있었다. 근육장애는 뼈와 피부 사이의 근육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진행성 장애이다. 최소 한 시간에 두세 차례 수시로 몸의 자세를 변경하지 않으면 피부가 짓눌려 극심한 고통이 뒤따르고 욕창에 걸려 순식간에 피부가 괴사된다. 활동 보조인 지원서비스는 그에게 생존권이다. 10일 동안의 요양병원 치료 기간은 그에게 죽음 앞에까지 가 본 지옥이었다.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인구의 약 5%가 넘는다. 확진자 17만 명. 이 중 장애인 확진자는 8천 5백명이 예상된다. 고위험군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역당국의 계획에 장애인 고위험 확진자들에 대한 대책은 어디 있는가.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전문위원회 위원, 한국국제개발협력(KOICA) 자문위원, (사) 장애인법연구회 고문, (사)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