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위민(UNWOMEN)은 매년 11월 25일부터 세계 인권의 날인 12월 10일(세계 인권의 날)까지, 16일 동안을 행동의 날들로 정하고 여성폭력 종식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다. 올 해는 유엔 사무총장이 지휘하는 “오렌지 더 월드(Orange the World): 지금! 여성에 대한 폭력을 끝내자”라는 유엔 유나이테 캠페인(UN UNiTE campaign)이 개최되었다. 이와 더불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도 이 캠페인 기간 동안 세계 장애여성과 소녀가 겪는 폭력 피해의 심각성과 해결책 마련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장애여성과 소녀에 대한 젠더기반 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현재, 5억명이 넘는 장애여성과 장애소녀들은 이 지구상의 그 어느 계층보다 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장애여성에 대한 폭력사건과 관련된 통계자료조차 제대로 없어 현황 파악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애여성·소녀는 여성으로서 괴롭힘, 따돌림, 물리적·심리적 고립, 강간, 성적 학대 등에 더해 장애인으로서 강제 및 비동의 임신과 불임시술, 여성할례, 간성 아동에 대한 임의적 수술, 의사결정 권한박탈 등의 폭력을 당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으로 폭력 피해 사건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젠더기반폭력 금지는 국제관습법의 원칙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과 정책입안자의 관심 밖에 있다. 그리고 폭력사건이 발생해도 효과적으로 사법절차에 접근하기 어렵고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조차 장애여성이 처한 현실에 대한 몰이해와 부정적 인식 등으로 법적 보호 밖에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위원회는 장애여성의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6조 장애여성 일반논평 제3호를 기반으로 당사국들에게 장애여성과 장애소녀를 대상으로 하는 젠더기반폭력이 형사 범죄로 정의될 수 있도록 법과 정책을 마련할 것, 피해자에게 구제절차에 대한 정보와 조사 절차 등을 보장하고 제공할 것, 선입견과 위해한 관습을 근절하기 위한 인식제고 캠페인을 실행할 것, 장애여성 및 소녀에 대한 폭력실태 파악을 위해 분리된 데이터를 수집할 것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장애여성과 장애소녀의 참여를 보장할 것 등을 촉구하였다. 한편 위원회는 지난 25차 세션에서 대한민국의 김미연 부위원장, 호주의 로즈마리 카예스(Rosemary Kayess) 위원장, 가나의 게투르 퍼포미(Gertrude Oforiwa Fefoame) 위원, 파나마의 비비안 토리오스(Vivian Fernandez de Torrijos)위원 등이 ‘장애여성워킹그룹’을 구성하여 장애여성 및 소녀의 권리 증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전문위원회 위원, 한국국제개발협력(KOICA) 자문위원, (사)장애인법연구회 고문, (사)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