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는 책임과 신뢰를

鄭大澈(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언론은 자유를 갈구하여 왔지만, 언론의 자유가 되돌려주는 사회적 의미나 가치는 한가지로 해석되지 않고 있다. 사회적인 의미는 규제받지 않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가치와 정제되지 않은 헛튼 정보의 남발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동반하고 있다. 정치적인 의미에서도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서 찬ㆍ반의 반응으로 갈려지고 있다. 빠르게 보도하는 것에 비중을 두는가 하면, 시시콜콜한 내용들로 호도한다는 비난도 있다. 

   언론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와 목적에 대해서 이러한 결과를 얻으려는 것이었는가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이 없는것도 아니다.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놓고 혼란으로 보는가 하면, 발전으로 가는 과정으로 보기도 하고, 우리 사회의 대립또는 대결구도가 고통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청사진으로 보지않으려는 입장도 만만치는 않다. 그런가 하면 국민의 판단, 혹은 수용자의 판단으로 돌리는 의견도 나온다. 어느 것이 옳은 해석인가? 

   우리 사회가 지향해온 다양성이나 다원주의가 초래한 양가(兩價)또는 그 이상의 가치를 존중하지만, 그러한 가치들이 수용되는 토대를 구축하고 견고하게 다지는데는 부족함은 없는 것인가?에 달려있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사회적 후레임을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사회적 합의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임기응변적인 입장이나 흠집내기에 급급하고 있는 형상이다.

   언론은 공정하게 공동의 장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사적인 이익이나 편의에 기우러짐이 없이 사회나 국가의 이익에 우선하는 방향으로 집중하는 언론의 역할이어야 한다. 언론의 논지도 각기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그 입장의 차이를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는 언론도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확보하려는 중요한 가치로서 공정성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의문의 연속일 뿐이다.  

   말에 대한 자유는 개인의 인격권으로서 존중되어야 할 기본권이다. 개인의 권리로 중요하게 다루어진 이유는 억압, 즉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의미에서 자유스러운 의견을 피력할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우리 사회에서도 언론이나 언론에 대해서 확장하려는 노력이 부단히 이어져 왔다. 조선조에서도 실록에 의하면 언로의 광개(廣開)는 나라의 흥망에 관계된다는 관념으로 주장을 펴낸 것이다. 언론의 광개는 국가의 흥망이 달렸다는 주장들이 역역히 나타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에 대한 중요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언론이나 언론에 대한 책임을 정암 조광조는 "임금이 언로를 넓히기에 힘써서 누구든지 다 말할수 있게 하나, 언책이 없으면 그 권리를 손상할수 있으므로 간관을 두어 그 일을 맡게 하는 것이니, 그말이 혹 지나치더라도 마음을 비워놓고 너그러이 받아드리는 것은 언로가 막힐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정암의 정치적 야망이 담겨진 말이지만, 언론의 자유는 신뢰를 보장하는 전제이다. 사회변화와 개혁의 이름으로 비쳐지는 우리의 현실에 비견할만 한 예시가 될 것이다.

   개인에 있어서 말에 대한 책임은 개인의 신뢰를 쌓고, 언론의 책임은 사회의 신뢰를 쌓고, 정치의 신뢰는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