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노동자들의 깨진 '아메리칸 드림'>

[2008/03/10 14:25 연합]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전 재산을 들여 미국으로 이주했던 인도 노동자들이 노예같은 생활을 해온 사실이 밝혀져 인도인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10일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미시시피주 파스카굴라의 한 해양 플랜트 업체에 고용됐던 120명의 인도 노동자들은 최근 비인간적인 감금생활에 불만을 품고 숙소를 집단 이탈했다.
   숙소를 집단 이탈한 이들이 현지 노동단체와 손잡고 항의집회를 개최하는 등 문제가 커지자 인도 해외동포부와 미국 주재 인도 대사관 등 관계 당국이 현장 조사에 나섰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는 인도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겪은 끔찍한 삶은 전 세계를 상대로 인권 개선을 부르짓는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고 전했다.
   현지 이주 노동자 쿠리안 데이비드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2만달러만 내면 높은 보수가 주어지는 일자리와 영주권, 그리고 평생살 수 있는 넓고 큰 집을 얻을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인도에 있는 집을 처분해 2년 전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텍사스주 오렌지시에서 2만달러를 내고 도착한 파스카굴라에는 그가 찾던 꿈의 일자리는 없고 노예처럼 비참한 생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데이비드에 따르면 인도인들을 고용한 시그널 인터내셔널은 철조망과 무장한 경비가 24시간 감시하는 살벌한 숙소에 사실상 감금한 채 일을 시켜왔다.
   가로 11ｍ, 세로 7.5ｍ 크기의 숙소에 수용된 이주 노동자는 무려 23명에 달했지만 화장실은 2개 뿐이어서 항상 붐볐고 TV도 1대밖에 없었다고 그는 증언했다.
   또 그는 회사측이 상하거나 딱딱하게 마른 빵과 잼을 식사로 제공하면서 1인당 하루 식비로 35달러를 뜯어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데이비드는 "마치 감옥에 들어간 느낌이었다. 썩은 음식을 먹고 불편한 잠자리에서 잤지만 영주권을 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참고 살았다"고 말했다.
   영국 BP의 러시아 현장에서 일하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왔다는 라잔 파잠발라코드(35)는 "3만달러 하던 집을 급매해 겨우 2만달러를 마련해 이곳에 왔는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