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 시급히 종식시켜야 한다”

[문화일보 2008-03-07 16:00] 

   “빈곤, 테러, 기후변화 등 지구적 차원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여성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세계 여성의 날(8일)’ 100주년을 앞두고 6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본부에서 열린 여성지도자 회의에서 베니타 페레로 발트너 EU 대외관계 담당 집행위원은 “여성은 전쟁과 빈곤, 그리고 자연재난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며 “여성지도자들은 이들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권한확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대통령, 외무장관, 국회의원, 퍼스트레이디, EU와 유엔의 고위 관리 등 전 세계 여성지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기후변화, 테러리즘, 종교적인 근본주의자, 기아 등과 같은 당면한 문제 해결에서 여성의 정치적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제쳐놓고는 어떠한 문제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은 여성의 권리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여성의 권리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육과 선출직 여성의 권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율리야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기존의 갈등 해법과 다른 여성들만의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폭력을 사용한 갈등 해결은 강한 것이 아니라 허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 같은 기존의 도그마에서 벗어나 다른 길을 찾도록 이끄는 것이 여성에게 달렸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의 퍼스트레이디인 수전 무바라크 여사는 중동과 같은 핵심 분쟁지역에서 갈등 해결에 여성을 포함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유엔 결의안 1325호의 이행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나 팔라시오 세계은행 부총재는 유엔통계를 들어 가난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대다수 여성들이 신생아를 법적으로 등록하지 못해 건강 또는 교육의 헤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여성개발기금의 조앤 샌들러 사무국장 대리는 5일 여권 신장을 위한 투쟁의 신기원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붙잡으라고 회원국들에 촉구했다. 그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시급히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발표한 ‘여성 폭력 근절 운동’의 일환으로 기금을 모으고 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연간 1억달러의 기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앞서 지난달 25일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는 것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현안”이라며 유엔과 각국 정부, 시민 사회가 참여하는 여성 폭력 근절 운동을 시작한다고 선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