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어도 저온유통체계, 이른바 ‘콜드체인(cold chain)’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는 30억명은 접종이 불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미가 그런 지역이다. 심지어 유럽의 일부 부자 나라에도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의료용 냉동고 등 초저온 냉동시설이 구비되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은 백신 후보물질 198종이 모두 특정 온도에서만 유효하다. 개발 중인 백신은 영하 70도, 미국 모더나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저장돼야 한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미국 노바백스 백신도 2~8도의 냉장 보관이 요구된다.

백신 개발만 서둘렀을 뿐, 약품을 접종하기까지 필요한 인프라 구축은 한참 뒤처져 있던 셈이다. 백신 운송에 쓰이는 대형 냉장장치, 차량 등 설비 외에도 취급자 교육과 같은 인력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또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교통망 마련 역시 뒤따라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로벌 유통 백신의 최대 50%가 유통 과정에서 온도 조절에 실패해 폐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돼도 접종률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글로벌 물류업체 DHL은 “현재의 콜드체인 구조에서는 25개 선진국의 25억명에게만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