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불법 이민을 시도하다 붙잡힌 부모를 자녀와 떼어놓는 조치를 금지했음에도 1년간 900명 넘는 아동이 격리수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동 5명 중 1명은 5세 미만의 영·유아로, 인권단체들은 격리 아동들이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UL)은 7월30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 이민자 아동 격리의 허용기준을 밝혀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ACUL은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지방법원이 2018년 6월28일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격리하지 못하도록 판결한 뒤에도 6월29일까지 911명의 아동이 가족과 격리됐다고 밝혔다.

이 중 678명은 부모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격리수용 됐고 나머지는 가족관계 미증명, 부모의 전염성 질환 감염, 갱 활동 연루 등의 문제로 격리됐다. 이렇게 격리된 아이들은 평균 4개월 가까이 부모와 격리수용 됐고, 20%는 5세 미만의 영·유아였다. 인권단체들은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질 경우 심리 불안으로 치명적인 정신적 외상을 입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비판에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7월18일 “매일 1500∼3000명의 불법 이민자가 단속되지만, 부모와 자녀를 격리하는 경우는 1∼3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