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지배체제 (5)

끝으로 개인숭배의 이데올로기 조작과 활용의 차원이다. 개인숭배문제는 역사의 왜곡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즉 식민지시대 공산주의운동의 객관적 평가와 조선해방에 있어서 소련군의 역할 그리고 한국전쟁의 직접적 동기, 반종파투쟁 과정에서의 노선투쟁의 내용 등에서부터 김일성과 김정일 등 소위 ‘혁명가계’의 개인사적 체험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특히 분단상황 속에서 남한체제와 경쟁을 주요한 당면목표로 설정하고 있던 북한은 남한상황에 대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왔던 것이다.

북한 권력엘리트의 성격과 구성 그리고 충원 및 교체의 과정을 보더라도 당간부 충원에 있어서의 당에 대한 충실성을 개인적 능력보다도 우선시하여 왔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이 수령체계가 완성되면서부터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당에 대한 충실성보다도 우선시하게 된다. 수령체계가 완성된 이후에는 수령과 후계자에 대한 절대적 충성 여부가 당간부는 물론 북한내 전체 대중들의 모든 능력을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이 됨으로써, 필연적으로 관료주의화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각 부문에 요구되는 전문성과 개인적 능력보다 ‘수령(후계자)과 당에 대한 무조건적 충실성’을 강조하는 충원원칙은 필연적으로 ‘체제와 제도의 자정능력’ 보다는 ‘봉건적인 지배권력연합’이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점에서 김일성 중심의 소위 ‘혁명가계(그 본질에 있어서는 친인척관계)’의 핵심권력 독점현상과 항일무장투쟁, 만경대혁명유자녀학원 등 출신의 광범위한 권력연합이 당‧정‧군 등에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수령론적 유일지배체제 하에서 조선로동당은 수령과 후계자의 교시와 결정의 집행자이자 감시자의 역할과 대중동원의 실무적 책임기구, 그리고 주체사상을 통한 국가이데올로기의 유지 및 강화 등의 임무를 주된 역할로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