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콜롬비아-페루 접경지는 남미의 난민캠프>

[2008/03/24 03:56 연합]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40여년간 정부군 및 우익 민병대와 좌익 게릴라 단체 간에 유혈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내전 상태에 가까운 장기간의 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평범한 콜롬비아 국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250만～300만명의 콜롬비아인들이 자신의 집을 떠나 보다 안전한 지역으로 도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UNHCR은 이들이 정부군과 우익 민병대로부터는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연계돼 있다는 이유로, FARC로부터는 우익 민병대에 협조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브라질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의 보도에 따르면 탈출에 성공한 콜롬비아인들은 대부분 브라질-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3개국 접경지에 거주지를 마련한 채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접경지역 도시 가운데서도 특히 콜롬비아의 레티시아 시와 브라질의 타바팅가 시에는 안정된 삶을 찾으려는 콜롬비아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일종의 '난민캠프'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UNHCR로부터 난민 지위가 인정돼 재정적.물질적 지원을 받으면서 새로운 정착지를 기다리고 있는 경우는 2천명이 채 되지 않는 실정이다. 나머지는 기약없는 도피생활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레티시아 시에는 유혈충돌 지역을 탈출해온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단체가 구성돼 있지만 콜롬비아는 물론 브라질 정부로부터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출가정에 새 희망 찾아주기'라는 단체의 자이메 크루스 회장은 "탈출가정에 식량과 옷가지, 거주지를 마련해주는 일을 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 손길이 미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스 회장은 "콜롬비아 내 유혈충돌 지역에서는 우익 민병대원들이 한 마을에 들이닥쳐 주민들을 살해하고 나면, 여기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민들은 FARC에 의해 우익 민병대와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삶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타바팅가 시가 속한 브라질 아마조나스 주에서도 민간 차원에서 콜롬비아 탈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으나 재원 부족과 아마존 지역에 대한 접근 곤란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최근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브라질ㆍ베네수엘라ㆍ에콰도르ㆍ페루의 접경지역에 관한 기사를 통해 "1964년 이래 정부군과 우익 민병대, 좌익 게릴라 조직의 충돌이 계속되면서 접경지역이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UNHCR의 자료에 따르면 콜롬비아 내에서 40여년간 벌어지고 있는 유혈충돌로 4만5천여명이 사망했으며, 최근 12년간 FARC에 의해 납치된 인원만 7천명을 넘고 현재 700여명이 인질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