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체제는 자유와 질서 그리고 정의가 삼위일체로 조화롭게 어울려서 돌아가는 하나의 아름다운 공동사회건설을 최종 목표로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최고의 핵심가치는 자유이다. 하지만 그것이 질서를 무시하는 경우에는 방종, 횡포,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질서가 파괴될 경우 우리는 공권력에 기대를 걸게 된다. 결국 지나친 자유의 구가는 공적인 제재가 가해지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곤 한다.

   자유와 정의의 관계역시 그러하다. 정의가 없는 자유는 불의와 부조리한 자유이기 때문에 그 역시 질서와 자유 모두를 파괴시킨다. 사회 정의를 이용하여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질서를 확립한다는 이유로 자유와 정의를 도외시한다면, 정의와 질서는 생명력을 잃게 된다. 결국 생명을 잃은 사회는 불신과 혼란이 팽배해져 이상 기류에 휩싸이게 될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지금 급변하고 있는 세계의 움직임 속에서 이념적으로 분열의 현상을 보이는 국내 민심의 향방을 바로 세워 진정 국민 총화의 태세를 이룩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우리 민족은 결백성, 완전주의 또는 고정적 보수주의 경향 등에 기인하여 사건 처리에 있어서 흔히 분극화 경향이 심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을 진실하게 대하고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여 모두가 사심 없이 오직 국가에 봉사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이러한 분극화 현상을 점차 소멸될 것이다. 여당과 야당도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대화를 나누고 서로 진실과 겸허한 자세로 이해와 대화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서로가 반성하고 시정한다는 마음으로 가능한 한 최선을 모색하고 실시한다면, 국민 총화는 적어도 그 근사치에는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옛날 농경사회 시대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고 다소 변화가 있다고 해도 다시 복고주의에 의하여 원상으로 복귀하기 일쑤였으니 대체로 어느 하나의 일변도로써 통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날마다 급변하는 현대 세계 조류 속에서는 모든 것을 상황화, 상대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우리나라도 다양성과 통일성을 적절하게 갖춘 민주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더욱 다원주의 세계화 사회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질서를 서로 조절하고 보완하여 하나의 바르고 자유롭고 그리고 질서 있는 공동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내 자유와 함께 타인의 자유도 존중되며 내가 옳다면 상대방의 옳음도 경청할 줄 알며, 아무리 격정이 폭발한다 할지라도 전체로서의 질서를 짓밟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