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희망을 만들어 갑시다

                                                                                                 金  鍾  亮 
                                                                             본 연맹 회장·한양대학교 총장 

 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경인년 새해는 세계적 경제난으로 힘들고 소외된 우리 이웃들의 얼굴에 큰 웃음이 피어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지난 한해에도 UN 등 국제기구나 각국 정부 그리고 인권 관련 NGO들은 세계 곳곳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리 연맹도 인권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국제인권보󰡕를 통해 다른 매체에서는 주목받지 못한 세계의 인권문제를 널리 알리며 인권개선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인권문제가 세계 도처에 산적해 있습니다. 지난 해 ‘국경없는 의사회’는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길 바라는 “10대 인도주의 위기”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콩고, 이라크, 소말리아, 에디오피아 등 전쟁 지역 난민 문제, 세계적인 빈곤과 기근, 그리고 이에 따른 영유아의 영양실조와 사망 문제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난 한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였지만 세계 인권 상황은 아직도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세계 인권 상황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우리는 결코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조그만 노력들이 모아져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연맹은 올해 어린이 기본인권 보장사업과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의 인권 보호 사업을 중점과제로 추진하면서 올 한해 희망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첫째, 어린이 기본인권 보장사업은 지난 해 8월, 우리 연맹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이에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어린이들을 굶주림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 빈국에서 5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2억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사망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 경제위기로 식량지원 활동은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잘 커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5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이 190개국 가운데 166위로 낮은 편에 속하지만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이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식아동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는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 사랑의 손길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인권을 존중하는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단돈 1000원이 한 어린 생명을 살립니다”

 둘째, 올해 우리 연맹은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문제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쏟겠습니다. 작년 국제 엠네스티는 한국의 이주 노동자들이 고용주의 구타에 시달리고 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한국 정부에 이주노동자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글로벌 코리아’를 앞세우며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되었다고 자랑하는 한국이 이주 노동자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지적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이주 노동자의 문제는 단순히 노동 인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주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문화적 시각과 인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다문화 가정의 인권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170여 개국에서 건너온 외국인 85만 여명이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어 외국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1.7%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외국인에 대한 편견의 벽이 높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편견의 벽을 허물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배려와 이주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여야 합니다. 그들은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자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 우리 연맹은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하고자 계획하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과테말라의 여성 인권운동가 리고베르타 멘추 여사의 “인권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문화적 교양과 지식을 쌓고 교육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시키는 것”이라는 말을 다시 새겨봅니다. 멘추 여사의 말대로 인권 운동은 결국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도록 끊임없이 교육하고 실천하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연맹의 기틀을 닦으신 故 김연준 명예회장께서 평생을 “사랑의 실천”이라는 교육이념으로 인권운동을 펼치셨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 우리 연맹의 희망 만들기 프로젝트에 모두 함께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