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지구촌 곳곳은 분쟁과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쟁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었다는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평화의 소중함이 더욱 간절하게 느껴집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시작된 지 2개월 만에 민간인 사상자가 21세기에 벌어진 각종 전쟁 피해 규모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특히 피해자의 대부분이 어린이와 여성입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돼가는 우크라이나에서도 1만 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안전한 곳으로 이주할 수 없거나 이주 의사가 없는 노인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록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한반도의 상황도 평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더욱 거세지고 있고, 남북한 간에 대화와 협력은 완전히 단절되었습니다. 지난 5월 북한의 발사체 때문에 경계경보가 발령되고 서울시민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부은 돈은 북한 주민의 식량 부족량을 메울 수 있는 액수입니다.

우리 사회 내의 갈등과 폭력 문제도 심각합니다. 지난 여름 수도권에서 발생한 ‘묻지 마 칼부림’으로 아무 죄 없는 시민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상대방을 악마 화하고 폄훼하는 혐오 발언(Hate Speech)과 욕설이 떠돌고 있고, 이러한 언어폭력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현실 사회에서 이해 당사 국가 간, 개인 간의 갈등은 불가피합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폭력적 방법이 아니라, 비폭력적 방법, 즉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국가 차원이든 개인 차원이든,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폭력은 인권을 훼손합니다. 150년 전 이 세상을 다녀가신 비폭력 평화주의를 주창하셨던 마하트마 간디 선생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늘 갈등과 충돌이 있어왔고 현재도 진행중 입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극한의 전쟁터에서도 평화가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선에 대치하고 있던 프랑스·영국·독일군은 총을 내려놓고 함께 캐럴을 부르며 “크리스마스 휴전”을 이룬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정전을 약속한 날에는 전사자의 시체를 운구하고 부상병을 치료하였습니다. 이것이 진정 人間의 참모습이 아닐까요.

이분법적 갈등과 비방이 난무하는 가운데도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모습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작은 평화를 찾아 연결한다면 보다 크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의 실천’ 또한 작은 평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42년간 본 연맹 회장으로(1965-2007) 헌신하신 “고 김연준 박사님”께서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조화로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자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그 정신을 되새기며 사랑과 평화의 실천을 통해 갈등과 폭력이 사라지고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그 길에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소망 다 이루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