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미래입니다!

2022년은 「어린이날」이 제정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소파 방정환 선생은 1922년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하라”며 어린이날을 제정하셨습니다. 이듬해인 1923년 5월 1일에는 첫 번째 어린이날 기념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매년 5월이면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라는 ‘어린이날 노래’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하지만 어린이날이 지나면 적지 않은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작년에도 아동학대로 세상을 뜨거나 크게 다친 어린이들의 애끓은 이야기가 여러 차례 들렸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사례가 자꾸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1989년 UN은 「아동권리협약」을 제정하였습니다. 전 세계 196개국이 비준한 이 협약은 △ 차별로부터의 보호 △ 아동 이익 최우선 고려, △ 생존과 발달을 위한 보호, △ 아동 의견 존중 등의 기본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교육받을 권리, 건강하게 자랄 권리, 놀 권리 등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동복지법」도 어린이의 인권과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훌륭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UN 협약의 내용을 일부 반영한 기본 이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 아동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자라나야 한다. ②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하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한다. ③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④ 아동은 아동의 권리보장과 복지증진을 위하여 법에 따른 보호와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이와 같은 보호장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위에서는 여전히 아동 권리에 대한 침해는 물론 육체적·정신적 학대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받는 어린이들도 많습니다. 더욱이 어린이들은 아직 어려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줄 모르고, 어른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학대가 지속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가정문제라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아동인권 침해를 줄이는 일은 어린이가 어른의 소유물 또는 예속물이 아니며,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의 중요성은 방정환 선생이 이미 오래전 아주 쉬운 표현으로 우리게 알려주셨습니다.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발표된 ‘어린이날 선언문’이 그것입니다. 세계 최초의 어린이 인권 선언문으로 불리는 이 선언문에서 어른들에게 첫 번째로 부탁한 것이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올려다봐 주십시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어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다음과 같이 대하여야 한다고 어른들에게 요청했습니다: △어린이에게 존댓말을 쓰되 부드럽게 하십시오,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맞추어 하게 해 주십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해 주십시오, △산보와 소풍 같은 것을 자주 시켜 주십시오, △어린이를 혼낼 때는 성만 내지 말고 잘 타일러 주십시오, △어린이들이 모여 즐겁게 놀만 한 놀이터와 시설 같은 것을 지어 주십시오 등이 그것입니다. 어린이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가득한 방정환 선생의 가르침만 따른다면 아동인권의 앞날은 밝을 것입니다.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임인년(壬寅年) 범띠 해입니다.

호랑이는 정열과 정직, 그리고 도전과 도약을 상징합니다. 최남선 선생은 1908년 「소년」이라는 잡지에서 한반도를 뛰어오르기 위해 기를 모으듯 웅크린 호랑이로 묘사했습니다. 1988년에는 귀여운 호돌이가 서울 올림픽의 공식 심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호랑이는 그만큼 우리와 가깝고 특히 우리의 발전과 도약을 상징해 왔습니다.

방정환 선생은 1923년 어린이 선언에서 “어린 동무들”에게도 몇 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2022년 범띠 해를 맞아 어린이들의 손을 맞잡고 함께 떠오르는 해를 바라봅시다. 우리 어린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길입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